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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운이 좋게도 작년부터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극 중 주인공 ‘신이랑’ 변호사(유연석 분)는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망자의 영혼과 소통하며 그들의 맺힌 한(恨)을 법정에서 통쾌하게 풀어낸다. 비록 현실의 변호사 사무실에 귀신이 찾아오는 기적과 같은 무서운 일은 없지만, 죽은 자의 억울함을 대변한다는 극의 설정이 현실 속 산업재해 변호사의 숙명과 얼마나 깊이 맞닿아 있는지 대본을 마주할 때마다 새삼 실감하곤 하였다. 남겨진 유족들이 흘리는 눈물과 수백 장의 기록 속에서, 우리는 매일 같이 목숨을 잃은 망자들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의 일터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면서도, 예고 없이 찾아와 남겨진 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비극은 바로 ‘과로로 인한 심혈관계 질환’, 즉 ‘과로사’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뇌출혈,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계 질환이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문제는 억울한 죽음의 이유를 밝히는 과정이 오롯이 남겨진 자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산업재해 소송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업보험급여에 관하여 다투는 소송이므로 사측은 소송 당사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사측은 관련 기록을 제공해주지 아니하거나, 설사 제공해주더라도 누락되거나 축소하여 제공해주는 것이 태반이다. 설상가상으로 망인에게 고혈압이나 당뇨 등 약간의 기저질환 이력이 있다면,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문제로 삼아 망인의 사망을 오로지 개인의 지병 탓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의 변호사가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진실을 외면하지 않듯, 현실의 산업재해 변호사 역시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수천장이 넘는 카카오톡 기록을 분석하고, 편의점 영수증, 톨게이트 결제 내역 등 파편화된 증거들을 모으고, 동료들의 조심스러운 증언 등을 하나하나 조각보처럼 이어 붙여 망자가 홀로 감당해야 했던 압박감과 피로를 복원해 낸다.
여전히 뇌출혈, 뇌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이 업무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최근 서울고등법원은 “원고에게 비만, 고혈압 전단계, 이상지혈증 등의 소견이 확인되나,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업무수행상의 요인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이처럼 오로지 개인의 지병만으로 사망의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며, 기저질환이 있었더라도 가혹한 업무 환경이 발병의 방아쇠가 되었다면 마땅히 산업재해로 인정받아야 한다.
현실의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신이랑 같이 망자와 이야기해 보고 싶은 경우가 참 많다. 과거 L 베이글 회사 관련 유가족 대리인을 맡았을 때에도 직접 망자의 목소리를 너무나도 듣고 싶었다. 말이 없는 망자를 대신하여 흩어진 진실의 조각들을 맞추는 과정은 늘 무겁기만 하다.
앞으로도 현실의 법정에 귀신이 찾아오는 기적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남겨진 가족들의 마르지 않는 한, 나와 같은 산업재해 변호사들은 수천 장의 기록 속에 숨겨진 망자의 다급한 목소리에 계속해서 귀를 기울일 것이다. 드라마 속 신이랑 변호사가 그러하듯, 현실의 변호사들 역시 억울하게 쓰러진 이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끝까지 찾아내어 세상과 법정에 전할 것이다.
/법무법인 더보상 공도원 변호사
출처 : 매일안전신문(https://idsn.co.kr)